옥순의 방 2015-2021 Full HD, Single channel video, 29’ 24”, 2021
최옥순 할머니(1918-2017)의 이야기를 담아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옥순’과 ‘춘자’라는 두 개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였다. 할머니가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사소하고 무수한 이야기에 매료되었고 기록해야겠다는 막연한 다짐이 들었다. 할머니와 나눈 이야기는 그리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이야기였다. 어떤 이야기는 옥순의 연연하지 않는 성격처럼 사소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어떨 때는 두터운 밀물처럼 다가오기도 했다. 촬영하는 동안 나의 외할머니 옥순과 내가 모르는 춘자를 만나는 것이 반복되었다. 
단편들로 구성된 작업은 외가댁의 기억으로 각인되어 있는 인천 부개동의 기찻길과 생전에 거주하셨던 일신동 일대에서 촬영되었다. 지나간 옥순의 시절과 함께 여전히 현재를 살고 있던 외할머니에 대한 이야기이자 생계를 잇던 여성의 일상적인 노동이 담겨져 있다.​​​​​​​
커피 (A Cup of Coffee), HD, Single channel video, 5’ 19”, 2015 
춘자는 인천 답동성당에서 하루에 세번 불란서 신부의 커피 심부름을 했다. 조선사람은 숭늉이나 먹고 마는데 서양사람은 쓴 걸 잘도 마셔.
옥순의 조각(Pices of Oksoon), HD, Single channel video,12’ 34”, 2015
노처녀 옥순은 가기 싫었던 시집을 와서 남편에게 막걸리를 데워다 주고 아들을 낳기 위해 노력했으며 전쟁통에도 재봉틀을 광바닥에 묻어 숨겨두고 피난에서 돌아온 후에도 생계를 위해 바느질을 했다.
참기름(Sesame Oil), HD, Single channel video, 4’ 24”, 2015
옥순은 명절마다 참깨를 짜서 동네사람들에게 참기름을 팔았다. 하지만 요즘은 조상을 모시지도 않고 제사도 안 지내서 기름을 사지도 않는다. 그래서 아주 속이 상해. 
춘자 (ChunJa), HD, Single channel video, 8’ 00”, 2021
아부지 어머니 오지상, 오까상 오또상 자꾸 그래지구, 울엄만 쓰지두 않는데. 혼자 돌아댕기며 살았어. 혼자 깨달아야 하니까 누구 의지 안하고 깨달아야 하니까 여기 저기 구석쟁이 몰래 댕기면서 다 알았어.​​​​​
무명의 기억 HD, Single channel video, 6’ 30”, 2015-2021
옥순의 이야기를 촬영하며 할머니의 기억이 흩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할머니가 살던 부개동 기찻길에서 우연히 발견한 사기그릇을 엄마의 손을 빌려 수집하고, 깨진 그릇을 다시 이어붙였다. 외할머니의 기억이 흩어지고 있는 요즘, 내가 할머니의 이야기를 되짚어 가는 것이 묘하게 이상스럽게 느껴진다. 똑똑 깨지기도 하고 붙지 않아 떨어지는 그 소리에 알 수 없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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