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데아 뷰티스타, 계란껍질, 수경재배 한 고구마, 스투키, 비료, 영양제 등, 2020
관악산을 하나의 화분으로 대상화하는 <50일의 관악산>프로젝트를 통해 식물을 키우게 되었다. 감정과 상태를 투여하기 위한 소재로 그리던 식물을 직접 키우는 행위는 일상을 다시 정의하는 과정이었다.
가꾸고 돌봐야하는 반려 식물의 의미보다는 하루 아침에 집에 뚝 떨어진 미지의 사물처럼 여기며 가끔 손가락으로 흙의 습도를 확인하는 것으로 최소한의 안부를 묻는 관계. 그러다 매 끼니 먹던 달걀 껍데기를 비료라는 명목으로 모으게 되고, 시간이 지나는 동안 의도치 않게 집에 들어온 다른 식물들도 같이 지내게 되었다. 습지식물 칼라데아와 사막식물 스투키, 수경재배한 고구마를 집이라는 동일한 환경에서 다른 생장 방식으로 돌봐야 했다.
식물을 돌본다는 것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미지의 세계를 알아가는 것이며, 각자가 다른 모양으로 표현하는 것을 인정하고 가만히 들어주는 것이다. 식물을 통해 다양한 삶의 방식을 바라본다면 곁에서 오래도록 머무를 수 있다. 서로의 믿음을 견고히 쌓아가는 과정의 작업이었다. 136일을 지내는 동안 미지의 식물들을 대하는 심정적 태도에 주목한 아카이브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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