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 계절 사이에 존재하던 세밀한 냄새를 맡기 힘들게 되면서 극단적인 환경으로 변해가는 생태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예전에는 보이던 것들이 사라지고, 보이지 않던 것이 생성되는 자연의 불안정을 목격한 후 나는 겨울이 되면 다음 계절이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에 처하게 되었다. 일상에서 느끼는 위태한 감정과 자연환경이 처한 상황을 동일시하게 되었다. 때때로 드로잉 안의 풍경들은 두피나 쏟아지는 체액 등 신체 일부처럼 보이기도 했다. 
흐르지 않고 고여있는 물, 생생함이 없는 마른 육지, 디딜 수 없는 땅도 뭍도 아닌 조각난 섬, 견고하지 않은 가시를 두르고 버티고 있는 풍경. 이러한 무채색의 풍경들은 다가올 앞으로의 세계에 대해 말한다. 오염된 풍경에 나의 마음과 상태를 투사하는 것으로 이 시대의 환경의 안위에 관해 묻는다. 이것은 결국 나의 ‘안위’와도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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